호주 워킹홀리데이[시드니] #12 또 다른 나의 인생
어느새 교육을 받은 지 1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동안 많은 우여곡절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발전해 나가며 테크니션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 되었다. 이제는 아이폰4 뿐만 아니라 아이폰5 수리도 가능하며 아이패드와 아이팟 터치도 수리하는 방법을 배웠다. 물론 완벽하진 못하지만 매뉴얼을 보고 따라 할 수준까진 올라왔다.
2주간의 교육이 끝나고 필기와 실기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했는데… 솔직히 아직은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아직 1주라는 기간이 남아있으니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점점 더 떨려오는 것은 왜인지…
교육받는 기간 동안 호주 전국에 있는 매니저님들이 모여 미팅을 갖는다고 했다. 물론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지만, 미팅 기간에 뷔페음식을 차린다고 하여 너무나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게 미팅 날이 다가오고 각 매장의 매니저님들을 볼 수 있었다. 매장 매니저님 분들의 나이가 많아 보이진 않았다. 몇몇은 내 또래도 있는 것 같아 정말 대단해 보였다.
어느 공원에서 진행했던 요상한 이벤트
우선 나는 매니저님들 뵙는 것보단 뷔페음식에 정신이 팔렸었다. 맨날 식빵, 남은 도시락 이런 것만 먹다가 한국에서 먹던 그런 뷔페음식을 본 순간 조금 정신을 놓았던 것 같았다. 정말.. 맛있었다. 더군다나 출장뷔페음식을 많이 가져와서 먹고 싶은 음식 마음껏 먹으라고 하셨다. 같이 일하는 모든 분들이 평소보다 더욱 착해 보이는 것은 왜인지..
덕분에 세 그릇은 뚝딱 해치웠다. 행복했다... 얼마 만에 맛보는 풍부한 한식인지… 한국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음식들이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졌던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식사시간이 지나고 몇몇 매니저님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 중 유난히 활발하고 사교성 좋은 여자 매니저님은 나에게 말을 걸어 주셨고 힘내라고 응원해주기도 했다. 호주 퀸즐랜드 록햄튼 이라는 곳의 매장 매니저라고 했는데 자신의 매장에 테크니션이 없어서 너무나도 힘든 상황이라고 하셨다.
야경도 정말 멋진 달링하버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이곳에 와달라는 것은 아니겠지?’ 설마가 곧 현실이 되었고 록햄튼으로 올 수 있냐고 물어보셨다. 하지만 이미 가는 지역이 확정되어 안될 거라는 답변을 드렸다. 사실 어딜 가든 상관은 없었다. 오히려 진정한 호주의 삶을 느끼기 위해선 시골이 더욱 좋다고 들어왔던 터라 왠지 가고 싶기도 했다.
전세계 음식 박람회 느낌의 페스티벌
하지만 왜 인도인이 한국음식을..?
그렇게 행복했던 하루가 끝나고 다음날 원래 교육받을 시간보다 약 4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사무실 대청소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바큠(청소기) 전문가라 불려도 될 만큼 바큠질에는 자신 있었기에 자진하여 사무실 청소를 시작했다.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 없을 것 같았던 청소기술이 이렇게 요긴하게 쓰일 줄은 몰랐다. 구석구석 깨끗하게 청소하니 기분도 좋아졌다.
그렇게 청소가 끝나고 오늘도 열심히 리페어 연습을 하려던 찰나 어제 봤던 그 록햄튼 매니저님이 찾아와 다시 한번 물었다. 다른 매니저님들과는 이야기가 된 상태여서 나의 선택으로 결정하면 된다고 하셨다. 물론 록햄튼까지의 비용은 처리해주고 그곳에서 살 집도 알아봐 준다고 하셨다.
거대한 나무와 푸른 잔디가 어울러진 예쁜공원이 정말 많았던 시드니
사실 속으론 너무 땡큐였고 기뻤다. 하지만 너무 좋아하는 티를 내면 원래 가기로 했던 터게라 매니저님이 속상해 하실 까봐 조금 고민해본다고 말씀 드렸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록햄튼 매니저님이 찾아와서 물으시기에 먼저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하고, 록햄튼에서 같이 일하는 걸로 말씀 드렸다. 터게라 매니저님한테는 너무 죄송했지만…… 너무 기뻐했던 록햄튼 매니저님의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싹 사라졌다.
1주 후 테스트를 통과하면 바로 록햄튼으로 떠날 것이라고 하셨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된 일이라 아직 얼떨떨한 기분이다. 하지만 이왕 호주에 온 거 다른 지역도 여행해보고 싶었는데 너무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왠지 또 다른 나의 인생이 시작될 것 같기에 조금 흥분되기도 했다. 더욱 분발하여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하고 호주의 비행기를 탈 날이 얼른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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