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홀로 여행을 떠났다. 처음부터 전주로 떠나려 하진 않았으나 남원 출장이 있어 돌아오는길에 들렀다. 그동안 가고싶었던 도시이기에 정말 기대를 많이했다. 음식맛도, 경치도, 건물도, 사람도 기대했다. 나는 갑작스러운 여행이었기에 여벌도 없이, 숙소 예약도 없이 전주에 도착하는 바람에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를 지냈다. 남원 출장이 끝나고 늦은시각 숙소에 도착했고, 바로 씻고 돌아다니려 했지만 룸메이트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맥주한잔씩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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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제주도 여행  (0) 2019.03.13

정말 오랜만에 워홀 이야기를 쓴다!
그동안 많이 바빴다는 핑계로 17화 록햄튼 편에서 다음 글을 쓰지 못했다.
워홀을 다녀와서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대학도 졸업하고 취업도 하고 창업도 하고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설렘과 함께 추억들이 떠오른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아무도 없는 무인도 속에 나 홀로 살아가는 듯한 느낌은 가끔 나에게 큰 두려움이 되기도 했으며
그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무엇이든 정말 최선을 다했다.
숨만쉬는것도 나에겐 사치였던 그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사는 이 삶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살고 있을지,
당장 내일 만나도 어색함 없이 그때와 같이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지만
이젠 추억으로 끝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지금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
사실 그때보다 덜 행복하며 그때와는 다른 또 다른 꿈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때는 하루하루 생존이 목표였으며 나의 생존력의 단위가 2주 한 달 일년이 되었을 때의 기쁨으로 매 순간 행복하게 살았던 듯 하다.
지금은 당장 오늘 하루보단 어쩌면 내가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마치 당장 자동차도 없으면서 저 멀리 달나라까지 가고자 하는 것만 같다.
어쩌면 매일 밤마다 떠오르는 달나라는 나에겐 너무나 꿈같기에 숨이 막혀버릴 것만 같다.
하지만 호주에서 맛보았던 기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내가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달콤했던 그곳에서 이야기는 이제 그만 생각하겠다.
그날의 추억들을 떠올리면 현재와의 괴리감으로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지만
그날의 추억과 경험을 가져다준 그때의 순간들에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그 순간 속에서 나와 함께했던 모든 추억들과 인연들이여 모두 언젠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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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무슨일이 있었길래 달콤했다는거지??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지금당장 떠나고싶었다. 하지만 언제든 돌아오고싶었다. 그렇게 선택한 제주도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생기는바람에 출발 비행기 시간을 무려 2번이나 바꿨다.. 이거 최저가로 구매해서 2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샀는데 수수료만 만원.. 그래도 취소가 가능한것에 다행이다.
하지만 최저가 비행기를 타기위해 무려 3시간이나 김포공항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제주도!

파란 서울하늘은 저렇게 게슴츠레 쳐다보고 있었다. 제발 제주도는 파란하늘이 활짝 떠있었으면 하는 바램..

그렇게 도착한 제주도
숙소로 잡았던 보목동까지는 대중교통으로 무려 한시간반이나 이동을 해야했다. 제주도가 이렇게 컸었나? 하는 생각과 함께 잠시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와중 티비프로에서 차를 렌트했던것들이 생각났고 공항안에 있는 렌트카 부스를 찾아갔다.
3일간 소형차를 렌트하고 싶었지만 소형차는 이미 한대도 남아있질 않았고 중형차를 렌트할 수 있었다. 3일에 15만원은 나올줄 알았으나 약 10만원 정도라고 했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렌트할뻔했지만 잠시 기다려달라 한뒤에 핸드폰으로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역시나 인터넷으로 렌트하는게 더 쌌고 소형차도 렌트가 바로 가능했다.
소형차는 3일간 약 3만원에 렌트가 가능했다. 이건정말 너무 대박이였다. 비쌀줄알고 생각도 안했었는데...
그렇게 모닝을 렌트하고 서귀포 보목동으로 향했다. 차를타고가도 1시간정도 걸렸지만 신나는 노래를 틀고 제주도 드라이브한다는 생각에 매우기쁨이였다.

그렇게 도착한 보목동 숙소앞.. 이거완전 깡시골이였다. 이곳을 추천해준 제주도 사람 지인에게 깡시골 왜 추천했냐고 투덜거릴뻔했다.

게스트하우스는 간판도 없었고 불도 다 꺼져있었다. 처음엔 이곳이 아닌가 하여 문앞에서 이리저리 확인해보다 게하 사장님과 통화하여 맞는것을 확인하고 방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방에 짐을 풀고 너무 피곤하여 조금 눕다보니 벌써 7시가 넘어가있었다. 배가 너무 고파오기에 얼렁 밥을 먹으러 나섰다. 뭘먹을까 이리저리 찾아봤지만 대부분 식당이 7시 이후면 문을 닫았다... 재료소진으로 더이상 장사가 힘들어 일찍 닫는다고 했다. 결국 차타고 동네탐사나 할겸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열려있는 식당을 발견하고 제일 위에 있는 해물 뚝배기를 시켰다.  식당주인은 못알아 듣는척 하더니 전복뚝배기? 라고 되물었다. 전복도 왠지 먹고싶어 네 주세요 라고 하고 가격표를 봤는데 무려 4천원이나 더 비쌌다.
ㅎㅎ
아무쪼록 맛은있었다. 배고팠으니 뭘 먹어도 맛있었겠지..
맛있게 처묵처묵하다 도저히 까먹을수 없는 새우를 발견하고 몇번 시도하다가 그냥 버렸다.
사장님은 그런 나에게 닭새우 이런거 안먹어봤냐고 이거 완전 작은 랍스타인데 왜 그냥 그렇게버리냐고 살파먹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셨다.
방법은 꼬리안에 젓가락 한짝을 쑤셔 살을 쏙 빼먹어야했다.
맛있었다.
버렸던거 다시 꺼내 빼먹었다.
 
행복했다.

밥먹고 이곳저곳 왔다갔다 하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작은 캔맥주 하나 까마시면서 엄청난 바람소리에 역시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불어서 미세먼지 하나도 없겠지? 하고 생각했다.

ㅎ하지만 그건은 착각
신선해 하면서 힐링된다~ 했던 공기들은 오히려 나를 킬링하고있었다.

게스트하우스 안에 있던 오락기 몇판하다 껐다.

다시 침대에 누웠고 내일은 뭐할까 고민하면서 폭풍검색을 시작했다.

우선 아침일찍일어나 송악산 주면 코스를 산책하기로했다.
제발 미세먼지 없기를 바라며 잠을 청했다.
조금 불안했는지 새벽에 한번 깼고 다시 한번 깼더니 새벽 6시.. 더잘까 생각하다 그냥 일어나 얼렁 샤워하고 송악산으로 출발했다.
차로 이동하면 약 1시간 이동해야했다.
일찍 일어나길 참 잘했네 ^^
서둘러 차를타고 이동했다. 하지만 해는 서서히 떠오르는지 점점 밝아오기 시작했시고 사이드미러에는 붉은기운이 벌써 보이기 시작했다.
얼렁 도망갔다.
그렇게 도착한 송악산
역시나
뷰티풀..
어메이징
원더풀이였다.

(잠시 감상타임)

송악산을 한바퀴 돌면서 일출을 바라보았다.
차가운 바람이 두 뺨을 움켜쥐었지만 오히려 따뜻한 느낌이였다.
그렇게 한시간정도 돌았을까 처음 시작했던 입구를 다시 만날 수 있었고 온기를 막 느끼기 시작한 나의 애마 모닝을 만날 수 있었다. 찬바람에 얼렁 차안으로 들어갔고 시동을걸자마자 엉뜨를 최대로 올렸다.

행복했다.

는생각도 잠시 배가고파왔다.
제발 고기국수 먹고싶었지만 대부분 9시부터 오픈..
결국 또 주변을 돌다가 열려있는 아무집이나 들어갔다.

굴 오징어 해장국이다.
굴짬뽕같은 맛의 국밥이였다.
배고파서 맛있었는데..
굴물까지 다 마실정도는 아니였다.
아무튼
배불렀다.
다먹고 계산하여 얼릉 차에 올라탔고
시동키자마자 역시나 엉뜨를 최대로 올렸다.

행복했다.. 이번엔 진짜다 배와 등 엉덩이까지 따시니 이거완전 ...
현타올뻔했지만
다음 행선지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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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0) 2022.06.18

설마 했는데 역시나같이 온 친구와 한방을 쓰게 됐다. 방안에 에어컨, 냉장고, 침대, 화장대 등등 모든 것이 완벽해서 정말 탐나는 방이었다. 물론 그곳을 남자 두 명이 쓴다는 것이 조금 많이 아쉬웠지만아무쪼록 나와 친구의 불편한 동거는 그렇게 시작됐다.

 친구는 록햄튼에 있는 소 공장에서 일하기에 새벽부터 일어나 출근해야 했다. 종일 무거운 소를 옮기고 처리하는 일을 하는지라 온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나는 친구에게 왜 그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 지내는지당장 그만두라고 했었지만, 나보다 거의 2배 수준으로 주급을 받는다는 말에 그냥 아파도 꾹 참고 조금 버티라고 화이팅을 외쳤다.



 

록햄튼에서 함께 지냈던 쉐어하우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첫 출근 시간이 다가왔다. 나와 매니저는 한집에 살았기에 오픈 시간 약 30분 남기고 매장까지 걸어갔다. 시드니에서부터 걷는 것에는 도가 터서 그런지 하나도 힘들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너무나 따사로운 햇살에 걷는 것 자체가 고문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인도를 걷는 사람들은 나와 매니저뿐이었고 모두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매장에 도착했고, 매장 오픈하는방법, 포스사용법, 케이스위치 등등 헷갈리는 것들을 차곡차곡 배워나갔다. 나에겐 모든 케이스가 같은 기종의 케이스처럼 보이는데, 서로 미묘한 차이가 있고 그것들을 이름, 가격과 함께 다 외워야 했다. 또한, 이곳은 본사에서 배웠던 아이폰이나 삼성 종류보단 노키아, HTC, 화웨이 종류의 스마트폰 수리가 많이 들어올 거라고 했다.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기종이 들어온다 하기에긴장과 스릴이 넘쳤다!


 


출근길 끝없는 직진코스!




그리고 드디어 첫 수리가 들어왔다! 다행히 기종은 아이폰5, 본사에서도 많은 연습을 했었으며 수리 자체도 큰 어려움이 없었기에 금방 뚝딱 끝낼 줄 알았다. 하지만 연습용이 아닌 실제 아이폰을 수리하는 것은 처음이라 그런지 부품 하나하나가 왜 이리 강력하게 잘 붙어있는지조금만 실수하면 케이블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고, 고장 낼 것만 같았다. 그래도 침착하게 수리를 끝마쳤고 손님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받아갔다. 뭔가 잘못한 것 같은 찝찝함이 있었지만아무쪼록 드디어 첫 수리가 끝났고 뿌듯한 마음에 조금 자신감이 붙었다.




 

전문가 느낌이 물씬 풍기는? iRepair 유니폼과 함께




하지만 이곳은 수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핸드폰 케이스와 액세서리들을 함께 팔아야 했기에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너무나도 중요했다. 이곳은 주로 호주정부에서 연금을 받으며 살아가는 나이 지긋한 백인 호주인들이 많았다. 그들은 은퇴하고 남은 삶을 즐겁게 살고자 했기에 돈 쓰는 것에 후한 편이었다.

 그래도 간단한 세일즈는 필수였기에 안되는 영어와 손짓 눈짓을 써가며 힘겹게 하나하나 팔아나갔다. 나의 서툰 영어에 손님들이 답답해하고 불평불만을 가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보고괜찮아 침착하게 천천히 말해하면서 다독여주었다. 한국에서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이런 훈훈하고 마음 따뜻한 감정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먼 타지에서 외국인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다니.. 뭔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매일 출퇴근길 마주하는 풍경입니다 ^^




그렇게 마감 시간이 다가오고, 첫날이라 긴장도 많이 하고 실수도 많이 했지만 친절한 매니저와 손님들 덕분에 즐겁게 일을 마칠 수 있었다. 첫 수리라 왠지 막연하게 뭔가 잘못했을 것 같은 찝찝함이 있었지만그렇게 마감을 준비하는 와중 저 멀리서 매장을 향해 다가오는 나의 첫 수리 고객님그리고 손에 들려있는 내가 고친 아이폰5… 마감하며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자꾸 눈이 가는 것은 왜인지느낌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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