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록햄튼] #16 반갑다 친구야
저 멀리 90년대에 태어난듯한 차 한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 안에서 운전하고 있던 머리가 듬성듬성했던 아저씨. 아저씨는 공항 앞에 멈춰서더니 나에게 인사를 건냈다. 매니저 연락을 받고 픽업하러 왔다고 했다. 너무나 더웠던 록햄튼 날씨에 어울리는 나시 차림의 아저씨는 너무나 시원해 보여 호주에 오랫동안 살았던 듯한 포스가 풍겨왔다. 차를타고 이동하는데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언제 왔는지, 어느 지역에서 이동해 왔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기에 대답했다.
“동갑이네?”
창문을 열어 바람소리가 거세였기에 잘못들은줄 알았다.
“네?”
다시 한번 되묻고 확답을 받았다.
“친구니까 말 놓자”
“네? 네… 응 그래…”
왠지 모를 죄짓는듯한 느낌이었다. 이분이 정말 나와 동갑이라니……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신도 워킹홀리데이를 왔고 6개월쯤 지났고 소 공장에서 일한다고 했다. 너무나 현지인스러운 옷차림과 90년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차 그리고 몇 없는 머리카락에서 당연히 나보다 10년은 나이 많을 줄 알았는데… 아무튼 록햄튼에 도착하자마자 동갑인 친구를 만났기에 반갑기도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매장이 있는 스톡랜드라는 우리나라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로 향했다.
패션쇼?행사중인 Stockland
기대되는 마음 가득하여 매장구경을 하고 싶었으나 친구는 한동안 못 본 장을 봐야 한다고 했다. 그래 금방 보겠지 하며 기다렸지만 은근히 오래 걸렸다. 재촉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이것저것 구경했다. 시드니에서도 많이 봐왔던 콜스와 울월스가 있어 반갑기만 했다. 호주에서의 대형마트는 콜스와 울월스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 했다. 드디어 친구는 장을 다 보고 우리는 매장으로 향했다.
저 멀리 손님을 상대하고 있던 매니저는 너무나 바빠 보였다. 혼자서 핸드폰을 수리함과 동시에 케이스 판매를 하고 있었기에 쉴 틈이 없어 보였다. 조금 시간이 지났을까… 매니저는 시드니에서 봤을 때와 같이 너무나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하지만 아직 일하는 중이어서 긴 이야기는 못하고 나와 친구는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가는 차 안에서 친구와 나는 록햄튼에 한국인이 얼마나 있으며 장보기 좋은 마트와 집에 누구와 함께 사는지 등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친해져 있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록햄튼 대부분이 이런 풍경이랍니다... ㅎㅎ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집을 구하기 전까지 함께 지낼 이곳, 이곳은 나 포함 7명이 같이 살 쉐어하우스였다. 시드니에서 살던 거실쉐어가 주당 140불 정도였는데 이곳에선 독방이 110불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냥 우선은 뭐든지 감사했던 것 같다. 일주일 후에 두 명이 다른 곳으로 지역이동을 하고 그 이후에야 빈방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감사했다. 다음주엔 내 방이 생긴다는 것에 너무나 기뻤다. ‘아니 그럼 그전까지는 어디서 자?’ 라는 생각이 들기 전까진……
같이 온 친구는 독방을 쓰고 있었다. 성인 남성 두 명은 거뜬히 같이 잘 수 있는 큰 침대에 냉장고, 에어컨도 있었다. 정말 꿀 같았다.
부러움도 잠시 왠지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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