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시드니] #9 터게라로 가는 길
Tuggerah, 시드니 시티에서 차를 타고 약 1시간30분 이동해야 하고, 거대한 호수와 바다가 어우러진 도시. 2주간 교육을 받고 나는 이곳으로 떠난다. 처음 들어보는 낯선 지명으로 이동한다는 생각에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는 기대감에 매일마다 구글 지도를 통해 어떤 곳인지 찾아보며 상상했다.
호수와 바다가 어우러진
Westfield Tuggerah 쇼핑몰
하지만 떠나기 전 2주간의 교육을 통과해야만 했다. 교육 첫날 처음 대기했던 회의실에는 책상 하나와 의자 2개가 세팅되어 있었다. 그곳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죄수를 심문할 때 나오는 공간과 같은 느낌이었다. 주변에 나를 훤히 관찰 가능한 커다란 거울이 있는지 찾아보았으나 역시나 그런 건 없었다. 조금 대기한 후 첫날 나를 반겨주셨던 여자 매니저님과의 교육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였어요 ㅎㅎ
생전 처음 보는 도구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한국에서 컴퓨터 수리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있어 대충 설명만 들어도 다 이해할 줄 알았지만, 처음 보는 낯선 도구들의 명칭을 외우는 것도 버거웠다. 더군다나 영어 명칭을 외워야 했기에 더욱 그랬다.. 우선 그나마 낯설지가 않았던 드라이버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 동안 봐왔던 드라이버의 모양이 아니었다. 아이폰을 수리하기 위한 드라이버는 모양이 조금 달랐다. 아이폰 이자식들은 자신들만의 도구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나사와 드라이버의 모양이 다르다고 설명해주셨다.
처음보는 도구들과 처음듣는 이름..
(처음이라 그런지 많이 헷갈렸어요 ㅋㅋㅋ)
교육이 끝나고 10분간 휴식시간은 갖은 후 바로 도구 명칭과 용도에 대한 테스트를 받았다. 무난히 통과할 줄 알았으나 Spudger 이자식 명칭이 왜이리 생각나질 않던지.. 몇 번이고 다시 물어봐도 Spudger는 계속 생각이 나질 않았다. 계속 노려봐도 생각은 안 나고 속으론 계속 ‘J댔다..’ 했지만 겉으로 겉으론 쿨한척 금방 외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자신 있게 말한 만큼 쿨하게 넘어갈 줄 알았지만…… 조금 쓴 소리를 듣고 다음 교육이 진행되었다.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아이폰을 사용해본적이 없었다. 학생신분으로 가난했던 나에겐 스마트폰 구입의 첫 번째 조건은 가성비였고 아이폰과 삼성 최신폰은 당연히 제외되었다. 그런 나는 아이폰 4와 아이폰 4S의 구분방법을 알 리가 없었고, 당연히 이름만 다르고 똑같은 줄 알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테두리의 디자인과 내부의 아주 작은 부분 차이가 있었다. ‘하… 모든 기종이 이렇게 미세한 차이가 있을텐데.. 다 외워야 하는건가..’ 하는 충격과 걱정…… 또한 삼성 갤럭시 기종에선 통신 규격에 따라 모델명에 붙어있는 숫자가 다 다르고 이 또한 외워야 했다..
장기털린
iPhone 4
오늘 그리고 내일 이틀간의 교육은 이렇게 이론 위주로 진행되고 그 다음날부턴 직접 분해하고 조립하며 부품교체를 진행할 거라 하셨다. 얼른 지겨운 이론교육이 끝나고 실습으로 넘어가고 싶었다. 외우기만하는 이론보단 직접 뜯어보고 조립하는 실습교육이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았다. (과연……)
긴장과 흥미가 뒤엉킨 감정에 지겹기만 했던 이론수업도 금방 끝이나 버리고 오늘 배운 것들 확실히 암기할 것이라 약속하며 집으로 향했다. 사실 많이 긴장했던 탓인지 어깨는 뻐근하고 배는 고프고…… 엄청난 피곤함에 휩싸였다. 집으로 가는 트레인을 타고 자리에 앉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한국에서의 퇴근길 지하철 안은 대부분 사람들이 피곤함에 졸고 있었는데… 왜인지 이곳 호주에서는 꾸벅꾸벅 조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오늘 하루 뭔가 배울 수 있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감사하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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