ㄷ스시집에선 결국 연락이 오지 않았고 마지막 희망 스마트폰 수리 면접에 모든 것을 걸겠다 다짐했다. 호주 전국에 수십개 매장을 운영중인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 본사에서 면접을 본다 하기에 혹시나 해서 챙겨온 양복을 꺼내 입었다. 한국에서 양복을 챙기며 괜히 짐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많았었는데.. 이렇게 입을 날이 오는구나! 이번에 떨어지면 진짜 끝이구나 하는 생각에 열정 가득한 마음으로 준비했다. 예상질문도 뽑아가고 영어자기소개와 핸드폰 수리 관련 공부도 해버렸다.



아름답게 빛났던 이름모를 분수대 



면접시간보다 약 2시간 정도 일찍 회사 주변에 도착하여 동네 분위기를 느꼈다.(?) 이곳은 다른 지역보다 아랍인들이 많이 살았다. 시드니의 아랍동네 같았다. 아랍인들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 때문인지 조금 긴장했었지만 최대한 현지인인척하며 어깨피고 돌아댕겼다. ㅎㅎ 너무 일찍 도착해버린 나머지 역전 카페에서 커피한잔 주문했다. 이곳은 우리나라 스타벅스 처럼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개념이 아니라 롱블랙, 숏블랙으로 통용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숏블랙? 블랙은 커피 원두개념일 테고.. 숏이니까.. 원두 조금 물 많이, 아하 이것이 아메리카노와 같은 거구나 하고 주문했으나 한입 마시자마자 뱉을뻔했다. 쓰디쓴 에스프레소였다.

 

왠지 오늘 하루 일이 술술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당황하지 않는 연습 미리 한다 생각하고 최대한 커피 맛 아는척하며 미리 적어놓은 자기소개서를 보며 찔끔찔끔 마셨다. 쓴 커피가 들어가서인지 집중이 잘되었다. 조금 여유를 부리며 회사로 향했고 회사에 도착하고 회사 문 앞에서 도착했다고 연락을 드렸다. 조금 지났을까 연락 드렸던 매니저님이 나오시더니 회의실에서 대기하라고 하셨다.

 


면접보러 가던 중..

평화롭고 아름다운 그네타는 노부부



이곳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주에서 제일 큰 사설 스마트폰 수리 그리고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회사였다. 그래도 직원들은 호주인일줄 알았는데 이곳 사원들 모두가 한국인이었다. 호주인도 아닌 한국인이 이렇게 운영하는 것에 대단함을 느끼며 최대한 긴장하지 않은 척 하기 위해 심호흡을 지속했으나 심호흡마저 가빠져왔다.

 

조금 지났을까 방금 전 뵈었던 매니저님 한 분과 다른 남성분 한 명이 들어왔다. 처음 마주한 순간 영어로 인사해야 하나 아니면 한국어로 인사해야 하나 조금 고민하던 찰나 먼저 한국어로 인사해주시는 바람에 감사한마음으로 답례와 함께 자리에 앉았다. 면접이 시작되었고 이런저런 질문이 시작됐다. 정말 신기하게 면접보러가기전 준비했던 질문이 모두 나왔다. 처음에 느꼈던 긴장감도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며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면접관 앞에 종이가 있었는데 몇몇 개의 질문이 끝날 때마다 동그라미를 그리셨다.

 

 

버스킹하는 아저씨 앞에서 춤추던 귀여운 꼬맹이




왠지 좋은 느낌이 들었다. 긍정의 표시라 생각하고 더욱 자신 있는 대답을 이어갔고 이대로 끝나겠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셨다. 갑자기 세상모든 긴장이 몰려왔으나 이내 침착하고 미리 준비했던 자기소개를 말했다. 하나도 틀리지 않아 너무 뿌듯한 마음에 나도 모를 미소가 세어 나왔지만 그렇게 외워서 하지 말고 진짜 영어를 보여달라고 하며 몇몇 영어질문을 하셨다. 나도 모를 미소는 썩소로 이어졌고, 호주 오기 전 일빵빵 (팟케스트 영어교육방송) 했던 패턴에 영단어 넣어가며 초딩때부터 배웠던 문법 무시하며 되는대로 대답했다.

 


길가에서 노래틀어놓고 손싱크 하던 

슈퍼마리오 아저씨



그래도 왠지 모를 자신감에 만족감 느끼며 썩소가 다시 밝은 미소로 변하던 중 발견한 눈앞에 놓여있는 면접관 앞 종이, 그 위에는 익숙했던 동그라미 대신 엑스가 그려져 있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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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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