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문자를 확인해보니 오늘은 일이 없어 쉬라고 하신다. 아놔 어제 알려주던가.. 라는 생각과 함께 드디어 제대로 시드니 관광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동시에 머리를 스쳤다. 우선 너무 피곤한 나머지 조금 더 잠을 청하고 여행을 떠났다! 우선 내가 살고 있는 피아몬트를 벗어나고 싶었다. 여유와 함께 시드니를 둘러보니 정말 멋진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찌보면 서울 여의도와 흡사해 보이기도 했다. 거리의 사람들 중 대부분이 아시안이라는 것도 조금 아이러니 하기도 했다.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사진찍어달라 부탁
사람들은 바쁘게 지나쳐갔다. 하지만 중간중간 너무나 개성 넘치는 사람들도 보였고 너무나 유쾌한 장면을 보기도 했다. 달링하버 아래 길거리에선 몇몇 사람들이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 한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장면을 보기도 했다. 코믹한 공연을 하고 있던 일본인이 지나가는 남자 게이커플에게 와 게이 지나간다~~!!!! 라고 놀리기도 하고 놀림 받은 게이들은 기분 나쁜 표정을 짓기 보단 “그래 나 게이야~~” 하면서 웃통을 까 배를 보여주기도 했다. 나는 차마 웃지 못했다. 남남커플이 당당히 낮에 돌아다니기, 게이를 보고 큰소리로 놀리기, 놀림 받은 게이들이 당당하게 반격하기. 나는 이렇게 삼연 타로 문화충격을 받았고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박수를 박장대소 하고 있었고 공연자도 게이를 향해 “너 진짜 최고야” 하는 제스처로 박수를 쳤다. 이곳은 다름을 차별하고 배척하기보단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님)
오페라하우스 주변에서 강아지와 공연하던 아저씨
그렇게 약 30분을 걸어서 드디어 호주의 관광명소 오페라하우스로 향했다. 오페라하우스 주변부터 엄청난 인파로 북적이었고 저 멀리 오페라하우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슴이 뛰며 걸음걸이도 빨라졌다. 사실 티비나 사진으로 많이 봐서 직접 봐도 크게 감흥이 없을 줄만 알았다. 그러나 열심히 청소하며 살아가서 그랬는지 오페라하우스를 쳐다보며 이상한 감동이 느껴졌다. 집 떠나와 어머니와 헤어진 순간부터 호주에 도착하고 어제까지 청소했던 그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지나가던 호주 미녀 붙잡고 찍어달라했는데..
분명 나이스 포즈라고 했었는데...
오페라하우스 주변 벤치에서 한동안 머물며 바다를 바라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계획도 세워보며 한동안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잘 될 거라 얘기하며 마음을 다잡고 다시 집으로 출발!
오페라하우스 주변 벤치에서
다리가 약간 보임으로써 ..
(무엇을 표현하려 했을까)
이곳은 길거리에 정말 다양한 공연을 많이 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조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이곳은 주로 악기를 이용했고 큰소리로 이목을 끌기 보단 조금 색다른 장르와 악기로 이목을 끌었다. 덕분에 돈이 없어 뚜벅뚜벅 걸어 다니는 나에겐 정말 값비싼 공연이나 다름없어 너무나 고마웠다.
한참을 돌아댕긴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늘은 영어 한마디 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이미 알고 있는 길이지만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영어로 피아몬트를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묻기로 하고 지나가는 영어를 쓸 것 만 같은 동양인에게 말을 걸었다. 허접한 발음이었지만 최대한 혀를 굴리며 “Excuse me~~ how to go to Pyrmont street?” 하고 나름 괜찮았다 만족하며 대답을 기다렸다. 그분은 나를 쓰윽 하고 쳐다보더니 “저기..한국인이세요?” 라고 되물었고 “아 네.. 한국인이시구나..” 하며 한국어로 친절하게 설명을 들었다. 설명을 듣고 집으로 가는 길 왠지 모를 쪽팔림이 함께했고
그날 밤 잠들기 직전 이불을 2~3번 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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