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시드니] #14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공연 관람기
드디어 오늘, 매번 주변만 맴돌고 풍경만 바라보며 그저 지나치기만 했던 오페라하우스, 그 안에 들어가 직접 공연을 본다고 생각하니 들뜬 기분이 가시질 않았다. 영화나 티비에서 봤을 때 오페라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은 모두들 평상시 입는 옷이 아닌 조금 차려 입고 왔던 것 같기에 ‘뭐 입고 가야 하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매번 그저 주변을 맴돌기만 했던 이곳
다행히 호주로 떠날 때 아버지께서 입을 날이 꼭 올 거라며 챙겨가라고 하셨던 정장이 있었기에 면접 본 이후로 그저 옷걸이에 걸어두었던 정장을 다시 꺼내 입었다. 힘들게 청소를 해가며 벌었던 일주일 치 주급을 탈탈 털어 구매하여 면접 때 한번 신어보고 침대 밑에 모셔뒀던 구두도 오랜만에 다시 신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페라하우스로 출발했다.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조금 쌀쌀한 기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들뜬 마음이라 그랬을까 빠른 걸음으로 향하고 있었기에 쌀쌀한 기운은 금방 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오페라하우스, 맨날 건물 외형만 보다가 처음으로 실내에 들어와 내부 인테리어를 구경해보니 외형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인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사람들을 휘감고 있었다. 우선 인터넷 예매를 했기에 핸드폰으로 예약번호를 보여주고 드디어 티켓 한 장을 받았다.
THE KING & I
오예
티켓을 받고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니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사람들 또한 여유 있는 미소와 자세로 서로 즐겁게 대화하고 있었으며 정말 교양 있어 보였다. 젊은 나이의 동양인은 한 명도 못 봤던 것 같아 뭔가 유니크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익스큐즈미 외치며 들어갔던 맨 앞에서 3번째 정 중앙 자리, 한눈에 무대가 훤히 보이고 무대 아래쪽에 설치된 오케스트라 악단도 다 보였다. 왠지 이 무대는 나를 위한 무대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져들기도…?
무대와 오케스트라 악단이 눈앞에!!
조금 시간이 지났을까?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악단의 선율과 함께 무대 위 배우들은 춤추며 노래했다. 영화가 아닌 무대 위에서의 공연이다 보이 배우 한명한명 모두가 주인공처럼 열정을 다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가 생동감 있었으며 관객들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주었다. 다만 배우들이 영어로만 대화하기에… 시드니에 왔으니 당연했지만, 몸짓과 표정 그리고 분위기에 더욱 집중할 수(해야만 했다…)있었다 ㅎㅎ
직접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실제로 연기를 펼쳤던 두 배우
한 시간 반쯤 지났을까 커튼이 닫히고 조명은 다시 밝아지며 공연이 끝났음을 알렸다. 조금 화장실이 가고 싶던 나머지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 했지만 다른 관객들은 공연에 큰 울림이 있었는지 자리를 뜨지 않고 무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듯한 모습이었다. 화장실 가려던 생각을 접어두고 나 또한 감동에 젖은 느낌을 내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밖으로 나갔던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조명이 어두워지고 커튼이 열리며 다시 공연이 시작되었다.
그렇다… 2부가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영어를 못 알아 들어 그런지 공연이 끝난 줄만 알았는데… 다시 공연을 시작해서 그런지 반갑고 기쁘고 그랬다. 그렇게 기쁜 마음은 30분을 넘기지 못했다. 가지 못했던 화장실로 인하여 나머지 공연시간은 고통과 함께 해야 했고 당장이라도 화장실로 튀어 나가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흘렀을까… 맨 앞 3번째줄에서 허리 숙여 익스큐즈미를 외치고 화장실로 튀어 나가려던 찰나 갑자기 긴박해지는 무대 … 서로가 서로를 소개하며 마무리 인사를 하고 있었다. 1부가 끝났던 순간은 너무나 아쉬웠는데… 모든 공연이 끝나는 순간은 너무나 행복했다.
안녕...
감동과 기쁨 그리고 고통과 행복이 함께했던 오늘 하루는 앞으로 호주에서의 삶을 맛보기로 보여주었던 것은 아닐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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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어의 필요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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